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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촌에 살면서 며칠전까지 PC방 알바를 잠시 해봤는데 결국 담배연기를 못견디고 그만두고 말았다. 꾸준히 하면서 생활비에 보태면 여러모로 유용하리라 생각했는데 결국 담배연기가 원인이 되었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나온 엔지니어는 정확한 크기로 교체(1000mm -> 1200mm)한다며 일단 단속을 피하기 위해 기존 에어커튼(흡연실 공기의 금연실 유입을 막기 위한 바람 발생장치)을 떼어 바닥에 두고 가더니 그날 온다던 교체 기사는 오질 않고 단속반도 역시 오질 않았다.(교체건이 나온 것은 벌써 한달 전이고 다른 PC방의 업주 혹은 손님이 고발한 것으로 추정됨.) 그 다음날은 필자가 휴일이었는데 48시간이 지난 그 다음날이 되어 출근을 해봤더니 여전히 그 상태였고 그 다음날도 마찬가지였다.
예민해져 있던 차에 이전 타임 근무자의 표리부동한 태도에 짜증이 나 충동적으로 나의 근무시간만큼 금고에서 인출한 뒤 장부에 가불로 적고 나와버리긴 했지만 사장님과 잘 이야기되어 마무리했다. 이전 타임 근무자는 필자를 경찰에 도난신고 했었다는데 사장님의 사후 승인을 받은 지금도 취소하지 않았다면 무고죄가 될 것이다.
제목과는 다른 이야기를 길게 썼는데 원래 하려던 이야기는 이 피시방에 오던 손님들의 유형 이다. 아무래도 수험생이 많은 동네라서 각종 수험생을 만날 수가 있었다. 그 전까지는 동네 사람들과 교류가 없었는데 이런 소득도 있었다. 2차 시험 응시 원서 출력을 부탁하는 30대로 보이는 감정평가사 응시생, 사시 1차에 합격하고 2차 시험을 앞둔 채 주식 거래를 위해 아침마다 오던 40대의 쾌활한 남성, 서울대 어학계열을 아직 다니며 게임을 하루 여러시간씩 하고 가던 서른 살의 남성, 독한 시거 담배를 피워대던 예민한 성격을 가진, 밤에 대리운전하던 기사 양반도 있었고, 회원DB상 1등 단골이면서 거의 존재감을 주지 않던 의문의 사내도 있었다. 또한 포커와 경마 등의 도박 게임만 골라가며 하던, 카운터와 가장 먼거리를 독차지하던 남자도 있었고, 가장 인상깊은 남자는 역시... 짧은 군익식 머리에 검게 탄 얼굴을 하고 나타나서 넓은 매장을 아침 청소하던 필자에게 커피 서비스를 요구하고(고시촌은 저가PC방이 대다수라 커피도 거의 셀프다.) 거절해서 신경질적으로 대해 잠시 서로 불쾌했지만 2~3일이 넘는 기간 동안 한 좌석에서 잠까지 자가며 생활(?) 정체불명의 남자이다. 무슨 일 하던 사람일지 매우 궁금하다.
이렇게 호기심 많은 필자가 그 많은 손님들을 정체도 모르는 상태로 상대해야했으니 매우 고통이 컸는데 그만두기 전에 궁금했던 몇 분에게 정중히 하시는 일을 여쭈어 보았더니 전부 이야기해 주었다.
그러나 죄송한 이야기지만 거의가 다 막장 인생들이 아니었나 싶다. 도박하던 사람들도 알고보면 시험준비하던 사람들로 보이는 멀쩡한 인생의 30대 남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뭘로 먹고 사는지 사용료가 한달동안 일이십만원을 훌쩍 뛰어넘는데 수입도 제대로 없다면 몇달이나 더 저러고 있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만 한달동안 했던 오랜만의 PC방 알바 후기였다.
PC방 관계자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은,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흡연실의 배기와 환기에 신경 좀 많이 쓰라는 것이다. 사장은 몇일에 한번, 그리고 부인은 아니고 사촌누나로 추정되는 사모님이라 칭해지는 건물주는 하루에 한두시간 있다가 가버리고 마니 공기가 나쁘고 말고 폐가 썪고 말고 무신경한지 모르겠지만 매일같이 거의 쉬지도 못하는 알바는 폐가 썪어가고 입에서 쓴내가 나 잠도 6시간 이상 자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을 알바들은 겪어야한다. 인수인계할 때 서로 짜증이 나서 일도 제대로 될리가 없다. 일하는 사람이 자주 교체가 되니 매출에도 지장이 있다. 내가 일했던 PC방에는 매니저가 반드시 필요한 데도 왜 채용하지 않는지를 모르겠다. 나는 하루에 조금씩 알바로만 할 생각이었지만 다른 21살 알바들이 불쌍해서 매니저를 해볼 생각을 했었다. 결국 다른 일로 전향하기로 굳히고 쉬고 있지만.
그러나 역시 흡연실의 배기와 흡기는 사실... 이제 곧 신경 쓸 일도 없고 모두 금연실, 전면금연정책으로 가야한다.
이처럼 PC방도 매장이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문화공간인데, 폐인들만 울궈내 매출 올릴 생각 말고, 관념을 바꿔 까페같은 장소를 지향해야 할 것이다. 사실 많은 곳이 이처럼 바뀌어가고 있다는데(프랜차이즈 관계자의 말) 유독 고시촌만 이런 것인지...?
2008/06/0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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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도 많이 공감가네요 그 피시방의 담배연기!!!
2008/10/20 15:43미치네요 완전... 그리고 말이 금연이지만 매상때문에
아직 많은 업주들이 금연석에서 담배를 피워도 아무말도 안합니다
알바도 마찬가지구요 그래서 저는 피시방 안간지가 꽤 되엇네요